조르조 아감벤의 『행간(Stanze)』의 사유의 진폭을 따라가며 오늘날 시와 소설 작품의 행간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담금질된 언어의 미세 균열 속에서 작가들의 심연을 읽어내기도 하고, 세파에 휘둘린 존재들의 탈아 상태가 초래하는 위기와 잠재성에 오래도록 머무르는 언어의 깊이를 경험하게 한다. 백석 시의 “구신과 사람과 넋과 목숨과 있는 것과 없는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것에 진득하니 고민하는 모습이나, 앙리 베르그송의 생명과 지속에 대한 폭넓은 독서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1부는 현대시의 한 물꼬를 트고 있는 시인과 시 세계를 다루었고, 2부는 시(詩)이어야 하는 것에 대한 시론, 3부는 다양한 시와 소설에 대한 감성적 터치를 리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