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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시선
낯선 개울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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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시선

낯선 개울의 저녁

저자
이상원 시집
호수
신생시선 066

시적 화자는 “나는 너무 많은 적막을 지나왔다”는 말로 자신의 현존과 그 현존에 따른 고통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은연중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의식적 사색의 힘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시적 화자도 감지했는지 “문양도 흔적도 지운 상처들이 한 햇살을 받으며/ 하늘의 경계를 지워가는 마지막 물목에 이르렀다.”고 표현하면서 “물방울에 갇힌 하늘이 풀려나가 저마다 바다를 이루는 곳.”이라는 득의의 경지로 나타난다. 작은 세계인 ‘물방울에 갇힌 하늘’은 외적 상황에 의해서든 내적 상황에 의해서든 그 스스로 만든 심연, 즉 마음의 감옥이다. 깨달음은 이러한 질곡의 상태를 깨뜨린다. 시구절에서 ‘풀려나가 저마다 바다를 이루는’ 내용이 바로 이것을 형상화한 것인데, 풀려남은 해방이자 초월이며, 진정한 세계로의 비약이라는 점에서 구원이다. 존재의 본질적 측면에 대한 감득을 통한 진정한 세계로의 감응, 곧 영적 존재로의 비상을 감지하게 되었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 실명이라는 병에 의해 발생한 ‘심연’은 이제 더 이상 이상원 시인에게 질곡이 아니다. 존재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깊게 달성하게 만드는 도량이다. —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