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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시선
비가역적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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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시선

비가역적 강의실

저자
최승아 시집
호수
신생시선 065

시집의 많은 시편들이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과 추억들이 아픔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그 기억들이 현실로 향하면서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 베풂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상은 답답하고 막혀 있지만 그 세상을 따뜻한 감성으로 끌어안고 있다. 스스로의 아픔과 고통을 안으로 삭이면서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여성 특유의 공감의 감수성이 아니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현실은 닿을 수 없는 단절로 가득하고, 어린 시절의 정신적 충격과 아픈 추억들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지만 그것이 바깥으로 향할 때는 외려 따뜻한 모성과 같은 감성으로 나타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극한 슬픔의 끝에는 새로운 기쁨과 환희로 충만해지는 역설의 감정이 나타나기 때문은 아닐까.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되고, 고갱이만 남은 나무에 새로운 싹이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불가능한 채널은 가능한 채널로 바꾸고,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밝은 부분으로 바꾸는 역동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 슬픔과 고통은 시적 역설의 미학을 통해서 현상의 궁극을 바꾸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시편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황선열(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