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이상적이고 완전한 상상의 세계를 지니고 있다. 바로 이상적이고 완전한 상상의 세계가 우뇌의 유전자가 가고자 하는 신비한 방향성을 가리킨다. 김형엽에게 이러한 신비한 방향성이 그의 실존적 삶의 과정으로 볼 때 유년의 바다를 낀 고향, 즉 그 고향의 풍요성과 평화로움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식물이나 곤충이 향일성(向日性) 또는 굴광성(屈光性)이란 이름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그만큼 김형엽 시인에게 고향은 절대적 그리움의 대상이자 자신의 실존적 삶의 완성을 이끌어내는 어떤 성스러운 대상이 된다.
이 유년의 고향과 맞물려 당연히 물의 상상력과 모성적 평화, 그리고 범신론적 사물의 공존이 그녀의 시에 깃들여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어머니와 유년, 그리고 물로 이루어진 고향은 동심원적 전체성을 이루면서 매우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원환적(圓環的) 전체성의 풍경이야말로 우리가 늘 꿈꾸던 동일성의 세계이지 않은가! —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