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는 경험이다. 분명 나는 시를 읽고 있었는데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나에게 김참의 시는, ‘읽는다’보다 ‘본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김참의 시를 따라서 나도 모르게 시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잘 정돈된 언어의 풍경 때문이리라.
김참 시의 특성을 표현한 말로 환상, 초현실, 꿈 등이 있다. 이것은 기존 어떤 것과의 이질성과 시선의 낯섦을 기반으로 삼는다. 이번 시집에도 분명 그러한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가 기존 서정시와 동질성을 갖고 있고, 시선 또한 어제와 오늘의 현실을 향하고 있어서 친숙하다.
그러나 그러한 동질성과 친숙함이 그동안 자신의 시세계를 만들기 위해 힘써 왔던 시인의 실험과 도전, 그 여정의 결과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이 시집에 이르러 김참의 시는 더욱 견고하고 울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김참의 시는 자연을 파괴하고 도시를 건설하는 인간의 욕망을 파멸의 서사로 그려내는 한편,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평화로운 과거와 현재가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재생의 서정을 김참 특유의 세밀한 시선과 정돈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김참의 초록 거미 미술관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 정민(문학평론가)